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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채구, 황룡을 가다

2023년 10월16일~10월21일 6일 일정으로 중국의 구채구와 황룔을 다녀왔다. 20년전 갔을때보다 좀 변하긴 했어도 중국의 오지라서 그런지 불편한게 더 많았다. 출발부터 비자문제로 어려움도 많았으니.... 내가 종교인이라서 중국에서 전법을 펼칠까봐 미리 까다롭게 심사했다하니 이해가 안된다. 중국은 아직도 규제가 많은 사회주의 국가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무엇보다 청두에서 작은 버스로 이동하는 8시간의 길이 비포장에 화장실 문제로 힘들긴 했어도 풍경만은 최고였다. 이 아름다운 경치를 어디다 비교하랴. 고산증 증세로 애는 먹었어도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 살아생전에 가기 힘든..... 함께하며 몸 불편한 나를 도와준 일행에게 마음속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히 가이드 고차장, 그리고 00님, 00님 고생하..

여행글과 사진 2023.11.18

한권의 책을 읽으며

해방전후사의 인식.... 나는 대학시절 이 책을 처음 접했다. 아마 한국근대사 분야 논문을 썼던 사람치고 이 책을 참고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이도 팔렸고 나도 학창시절 마치 필독처럼 이 책을 읽은 기억이 난다. 사실 필독처럼 읽었던 학생은 운동권이 더 많았다. 나는 그런 사상적 이념보다 근대사를 이해하고 참고하기 위해서였지만.... 아마도 이 책은 당시 민주화의 성지 같은 책이 아니었나 싶다. 제 1권의 입문사부터 이념, 정치, 노동운동, 문화, 한국전쟁, 북한 등 총 6권으로 나온 책이다. 초판이 나온지 11일만에 판매금지 되었다가 서울의 봄에 해제된 한 마디로 수난을 겪은 책이다. 그러나가 2006년에 뉴라이터 계열을 주축으로 한국근대사를 조명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란 책이 다시 발간되었다..

시사비평 2023.08.24

가을에 듣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이 연주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본다. D장조 op.77.... 지금 내가 듣고 있는 이 음악은 작년 여름 평창 대관령 음악제 개막공연을 위해 그녀가 내한했을 때 연주한 곡이다. 탄탄한 테크닉을 바탕으로한 안정되고 고급스런 음색의 바이올린 소리, 참 우리의 귀에 익은소리답게 편안하게 들려온다. 울퉁불퉁한 손가락이 사랑스럽다는 그녀....우리는 그녀의 아름다운 연주를 가만히 앉아서 듣지만 이렇게 들려주기까지 얼마나 혹독한 연습을 했을까 싶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는 결코 그냥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베토벤, 멘델스존의 작품과 더불어 3대 바이올린 협주곡의 하나라고 할 수 ..

마음의 글 2022.09.26

나이가 든다는 건

햇살 좋은 가을 아침, 서재에 홀로 앉아 녹차 한잔 우려내어 마신다. 이른 아침 차와 벗하면 이런저런 생각이 잠시 떠오르기도 한다. 이 시간은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기 전 나 자신과 먼저 만나는 시간이다. 젊어서는 마음이 바빠야 하고 나이 들어서는 마음이 한가해야 할 것 같다. 젊은이가 한가하면 애늙은이가 되는 것처럼 늙어서도 바쁘기만 하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만 할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바쁨이란 일을 말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는 일을 하되 너무 많은 일은 하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야 가만있어도 세월따라 들겠지만 사실 나이 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게 많아서이다. 젊어서는 뭘 해도 아름답고 좋게 보이는 것도 나이 들면 그렇지 않다. 나이 값이란게 있으니까 쉽지..

산문 2022.09.15

가을이면 찾아오는 친구

태풍이 자나간 하늘이 고요하다. 가을의 향기 퍼져 나가는 드높은 하늘이 있기에 우리네 마음자리도 이렇게 고요한 것을.... 파란 하늘 위 떠도는 구름, 대숲 바람소리, 샛강을 흘러 내려가는 물줄기,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갈대숲, 붉은빛으로 물든 낙조,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서서히 비어져 가는 들판..... 이 모든게 내게는 禪友다. 그리고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고요한 그가 좋고 품 넓은 그가 좋다. 친구 중에서도 자연의 친구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살다보면 친구와의 수다도 좋겠지만 자기만의 시간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게 된다. 가을이다. 내게 禪友같은 친구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차 한잔 속에도, 책 한줄 속에도, 음악 한 소절 속에서도.....

산문 2022.09.12

숲에 누워 있으면 세상을 알겠더라

숲에 누워 있으면 세상을 알겠더라 최승헌 낮은 곳으로 흐르는 강물과 낮은 곳으로 굴러가는 돌맹이들이 세상의 질서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숲에서 듣는 바람의 연주와 향기도 실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을 안다 냇물은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는 법을 가르치지만 사람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 기를 쓰며 발버둥 친다 제 몸이 숲에 걸려 바람 따라 출렁대고 있어도 그걸 모르고 산다

마음의 글 2022.08.23

봄을 " 저 못된 것들 "이라니....

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맨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내 버리고 젊은 새 여자 얻어 살림을 차려보라네 저 못된 것들 좀 보소 흐르는 냇물 시켜 가지 밖으로 얼굴 내민 연초록 시켜 지갑 속 명함을 버리라네 기어이 문제아가 되라 하네 저 못된 것들/ 이재무 사람은 때론 한번쯤 일탈을 꿈꾼다. 의무와 소유 다 내려놓고 봄처럼 피어나고 싶은 꿈.... 꿈이 현실에 갇혀있으면 식상하고 재미없다. 봄을 비유한 이 시도 그런 일탈을 꿈꾸는 모양이다. 사실 시어의 과감한 비유도 비현실적인 환상임을 알 수 있다. 당돌하지만 혹은 과감하지만 마음 밭을 일구고 꼭꼭 다지는 봄 같은 시가 흥미롭고 자꾸만 눈길이 간..

산문 2022.02.08

만남

나이 들수록 만남이 귀찮아진다는 사람도 있고 나이 들수록 사람은 자주 만남을 가져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공적인 일을 빼고는 비교적 만남이 적은 편이다 부산함보다 조용한걸 좋아하다보니 그런것 같다 그런데 나이들고보니 이게 다 좋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으로도 충분해서 더 이상 새로운 친구는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고 또 나이 들수록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새로운 친구가 필요하다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만남이건 오래된 만남이건 둘 다 그 자체의 의미는 있는 것 같다 오래 되었다고 다 좋을 수도 없고 새롭다고 다 나쁜 건 아니다 만남이 기쁨만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큰 기대치는 안 갖는게 좋다 만남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사람도 있을 ..

산문 2022.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