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꽃길을 걷다
- 조 찬 용 -
아내와 함께
벚꽃 환한 꽃길을 걸어간다
이게 얼마만인지
우리가 부부였던 게 맞긴 맞는 것인지
연애하던 시절
팔짱을 끼고 꽃길을 걸을 땐
아내의 유치함마저 사랑을 한 것인데
그 촉감, 설렘은 어딜 가고
덤덤한 꽃길과 부부가 되어가는 지
꽃길이 아닌 것이 없는 이즈음
기십 년 남편의 얼굴만 바라보고 산 아내를 생각하면
괜스레 죄를 짓는 일인 것만 같아
때마다 밥상에 앉는 일도 눈치가 보이는데
잘 됐다
한 벌의 옷과 저녁을 핑계 삼아
아내를 불러보자
내가 돌아서고
아내가 돌아서면 되는 일
모처럼 아내의 편안한 웃음이 꽃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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