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가을 아침, 서재에 홀로 앉아 녹차 한잔 우려내어 마신다. 이른 아침 차와 벗하면 이런저런 생각이 잠시 떠오르기도 한다. 이 시간은 하루의 업무를 시작하기 전 나 자신과 먼저 만나는 시간이다. 젊어서는 마음이 바빠야 하고 나이 들어서는 마음이 한가해야 할 것 같다. 젊은이가 한가하면 애늙은이가 되는 것처럼 늙어서도 바쁘기만 하면 몸도 마음도 피곤하기만 할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바쁨이란 일을 말하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는 일을 하되 너무 많은 일은 하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이야 가만있어도 세월따라 들겠지만 사실 나이 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래도 조심해야 할게 많아서이다. 젊어서는 뭘 해도 아름답고 좋게 보이는 것도 나이 들면 그렇지 않다. 나이 값이란게 있으니까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