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세상 봄이 오나보다. 창문을 여니 어디선가 자연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옷장을 열고 하나 둘 옷을 꺼낸다. 그리고 벽장 속으로 잿빛 겨울 옷들을 깊숙히 넣어두었다. 이제 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저 옷들은 한동안 어둠 속에 잠들어 있으리라. 산나물 최승헌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창밖으로.. 산문 2006.03.06
지란지교같은 우정을 생각하며 깊은 밤입니다. 문득 문득 無念의 세계로 깊이 떨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자기를 버리고 空으로 돌아가는 덕목이 육바라밀이라 했든가요? 아무 공덕도 쌓지 못하고 태산 같은 다생다겁의 업으로 중생의 자리에 연연 하고 있어도 眞如가 보였으면 합니다. 처음 佛門에 발을 들여놓을 때 서슬 퍼.. 산문 2006.02.28
통장속에 아버지의 사랑이 통장 속에 아버지의 사랑이 최승헌 몇 년째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묵은 통장을 버리지 않고 모아 두는 습성이 있다. 어디 쓸 곳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던져두다 보니 못 쓰게 된 은행 통장이 십 여 개는 되는 것 같다. 사찰을 운영하다보니 각종 공과금을 자동이체 시키는 통장, .. 산문 2006.02.12
봄을 기다리는 마음 봄을 기다리는 마음 최승헌 내일 모레가 입춘이다.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서 봄이 시작되는 때이다. 봄, 말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온다. 이 겨울은 얼마나 추웠던가? 경제가 어려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면 겨울은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진 자야 겨울이오건 봄이 오건 신경을 덜 쓴다. .. 산문 2006.02.04
문학은 영원한 화두 입니다 문학은 영원한 화두 입니다 - 작가 G에게 최승헌 서해 바다가 가까운 이곳의 하늘은 맑고 투명하여 이 계절이 가기 전 가까운 대부도에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언젠가 석양 길에 대부도를 가 보았는데 바다 물에 비친 저녁 노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지금도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 때쯤이면 대.. 산문 2006.01.25
산으로 띄우는 편지 산으로 띄우는 편지 최승헌 스님! 그때, 새벽안개가 온 산을 휘감고 도는 새벽이면 먼 산꼭대기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던 목탁새의 울음소리를 기억 하는지요? 새벽 도량석이 시작될 때쯤이면 산중턱에 있는 절 도량까지 날아와 새벽이슬 내려앉은 나뭇가지위에서 처량하게 울어대던 목탁새, 스님들의 .. 산문 2006.01.14
" 죽어가는 시인의 마지막 소원 "을 읽고 "죽어가는 시인의 마지막 소원"을 읽고 승헌 강태 형! 형은 마지막이 될 시집의 출간을 저한테 부탁하셨습니다. 출판사 섭외를 간곡한 어조로 제게 부탁하셨는데 저는 형의 소원을 들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작은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중략... 차가운 겨울 새벽, 법당에서 예불을 하고 돌.. 산문 2006.01.09
자장면과 스님자장 자장면과 스님자장 최승헌 자장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장면은 서민적이고 대중적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100년 전 인천의 공화춘 이라는 청요리집에서 자장면이란 이름으로 음식을 만들어 팔면서 대중화가 되었다고 하니 자장면의 역사도 꽤 오.. 산문 2006.01.06
새벽을 여는 사람들 새벽을 여는 사람들 최승헌 내가 가끔 장을 보러가는 인천 구월동 청과도매 시장은 우리 절에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 있다. 동네 마트 같은 곳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팔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품질도 좋지 않으면서 비싸기 때문에 나는 곧잘 이 곳 청과물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주위에서는 그.. 산문 2005.12.25
동창회 동창회 최승헌 살아가면서 학창시절의 친구를 만나는 것만큼 즐겁고 유쾌한 시간들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지나간 학창시절을 얘기하며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웃고 떠들다보면 어느새 날이 새는 수도 있다. 고달픈 세상살이 속에서도 친구를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며 미래를 설계한다는 건 분.. 산문 200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