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고 수행 시, 그리고 수행 최승헌 나는 시를 쓸 때 주위가 조용하지 않으면 단 한 줄도 쓸 수가 없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이때만큼은 꺼놓아야 하는 것이다. 왜 그런지 나는 주위가 적막강산처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무념의 세계에 있어야 글이 잘 써진다. 그래서 시를 쓸 때만큼은 마치 내가 침묵뿐.. 산문 2008.03.20
무 부침개와 수행 무 부침개와 수행 최승헌 요즘 우리 선원에 49재가 있어서 공양간에서 부침개를 많이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절에서는 재에 쓸 부침개로는 고구마, 감자, 버섯, 가지, 연근, 배추, 무, 호박, 미나리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다. 이런 부침개들은 칠칠재 동안 돌아가면서 서너 가지 종류를 만들어서 재 때.. 산문 2008.03.15
재래시장과 포장마차 재래시장과 포장마차 최승헌 우리 동네에서 15분정도 걸어가면 재래시장이 있다. 재래시장이라고 해도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서 물건을 다양하게 파는 곳은 아니다. 리어카나 좌판에 야채나 생선, 그리고 나물종류를 올려놓고 팔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웃도시에 있는 대형마트로 장을 .. 산문 2008.02.09
눈 오는 날 눈 오는 날 최승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밤새 많이도 내렸는지 눈이 잔뜩 쌓여 있다. 찬 공기를 마시고 싶어 창문을 열어보니 날씨는 그리 춥지 않는 것 같다. 근래 몇 년 사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 눈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세상이 온통 하얀색으로 변해있으니 마음까.. 산문 2008.02.05
권총집 권총집 최승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닌 시절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난이다. 학교에 도시락을 몇 번이나 싸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던 것 같다. 우리 형제들은 새 옷 한번 제대로 입어보지도 못하고 항상 위에서 입던 옷을 받아 입었지만 누구 한사람 불평하는 사.. 산문 2008.01.26
메모 한장 메모 한 장 최승헌 승헌 선배님. 오늘 빈 하늘 뜬구름 같이 그간 무심히 편안히 흘러가고 계신지 문득 뵙고 싶어 찾아 왔다가 그냥 갑니다. 김희우 拜 덧.) 앞의 좋은 글귀 그릇 배려 놓습니다. 어느 늦은 겨울저녁, 외출했다 들어와 막 요사채의 문을 열려는데 잠겨있는 문 앞에 붙혀있던 김희우 시인의.. 산문 2008.01.12
인연 기기름유출로 한참이나 못보게 될 아름다운 신두리해수욕장 사진을 올려본다. 2007년 여름 신두리해수욕장 인연 최승헌 무자년 새해가 밝은지 며칠이 지났건만 드문드문 기도하러 오는 신도들 외는 내방객이 없어서 책이라도 볼까하고 책상 앞에 앉으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으니 상대편에.. 산문 2008.01.05
겨울 바다 2007년 12월 9일 일요일 대부도 갯벌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엔 조개와 굴이 많이 보인다 작은 소형어선들이 많이 보인다 다리 아래서 낚시하는 사람들 영흥대교 다리 아래서 찍은 영흥대교 영흥대교 아래는 고깃배들이 정박중이다 영흥대교를 멀리서 찍으니 더 멋지다. 한가한 겨울 농촌 갈대밭 모양이 .. 산문 2007.12.14
무말랭이 무말랭이 최승헌 무말랭이가 요사채 마루에 가득 널려 있다. 신도들이 엊그제 절에서 김장을 하고 난 뒤에 단단하고 싱싱한 무우를 골라 잘게 썰어서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깔아놓은 것이다. 우리 절은 해마다 이렇게 김장때는 무말랭이를 만들어서 두고 일 년을 먹는다. 특히 신도들과 성지순례를.. 산문 2007.12.06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 최승헌 우리나라 속담에‘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속 에는 아무 것도 든 것이 없고 겉만 번지르르하게 실속 없이 포장되어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속이 비어 있는 사람일수록 그것을 감추기 위해 화려한 의복이나 장식 혹은 번지르르한 말로 자신을 과시하고자 .. 산문 2007.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