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맨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내 버리고 젊은 새 여자 얻어
살림을 차려보라네
저 못된 것들 좀 보소
흐르는 냇물 시켜
가지 밖으로 얼굴 내민 연초록 시켜
지갑 속 명함을 버리라네
기어이 문제아가 되라 하네
저 못된 것들/ 이재무
사람은 때론 한번쯤 일탈을 꿈꾼다.
의무와 소유 다 내려놓고 봄처럼
피어나고 싶은 꿈....
꿈이 현실에 갇혀있으면 식상하고 재미없다.
봄을 비유한 이 시도 그런 일탈을
꿈꾸는 모양이다.
사실 시어의 과감한 비유도 비현실적인
환상임을 알 수 있다.
당돌하지만 혹은 과감하지만 마음 밭을
일구고 꼭꼭 다지는 봄 같은 시가
흥미롭고 자꾸만 눈길이 간다.
제목 또한 멋지다.
오늘부터 추위가 풀린다니 봄도 멀지 않았다.
문득 그 옛날 나무숲이 많던 교정의
목련꽃 그늘아래에서 사월의 노래를
부르던 고등학교 음악시간이 떠오른다.
봄이면 음악선생님은 우리를 자주
교정의 목련꽃 그늘 아래로 데려가
거기서 음악수업을 했다.
참 멋진 선생님이셨다.
갑갑한 교실보다 밖으로 나가고만
싶어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어찌 아시고....
그때도 아마 저 시처럼 우리 마음이
이런 일탈 이였으리라.
봄은 일탈을 꿈꾸게 한다
자꾸만 푸른 숲으로 가게 한다
그래서 못된 것들일까
잔잔한 가슴에 돌을 던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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