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을 다 건지 오리다 중생을 다 건지 오리다 승헌 아침에 TV를 켰더니 마침 세계 각국의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였다. 각 나라의 음식 한 가지씩을 재료에서부터 만드는 법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소개되는 프로였는데 우리나라 음식으로는 대표적인 궁중음식인 신선로 탕이 등장했다. 둥근 유기그릇 한가운데 화통이 있고 거.. 깨침의 단상 2006.02.09
강 강 최승헌 그 해 가을 네가 용서하지 못한 강물에 갇혀 어둠, 그리고 빛이라는 이름의 선명한 네 발자국 하나 보았다 수몰지구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던 낡은 집들의 처절한 울음소리처럼 흔들리는 강속에 간밤 부질없는 꿈이 잠긴다 한때 우리 곁에 머물렀던 눈부신 햇살의 혼령 튼튼한 추억의 창고에.. 시 2006.02.07
봄을 기다리는 마음 봄을 기다리는 마음 최승헌 내일 모레가 입춘이다.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서 봄이 시작되는 때이다. 봄, 말만 들어도 가슴이 따뜻해온다. 이 겨울은 얼마나 추웠던가? 경제가 어려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으면 겨울은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가진 자야 겨울이오건 봄이 오건 신경을 덜 쓴다. .. 산문 2006.02.04
꿈이 꾸는 건 꿈 안에만 있다 꿈이 꾸는 건 꿈 안에만 있다 최승헌 내 뼈를 보호하고 있던 살 몇 점이 꿈틀거리고 있다 살의 원동력은 꿈이다 꿈을 꿀 때만 살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살 속 망망대해에 떠도는 꿈이 비수를 지니고 있는 것도 심장의 박동이 끝날 즈음 익숙한 솜씨로 살을 토막 내어 흔적 없이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꿈.. 시 2006.02.03
예감을 위하여 예감을 위하여 - 태풍 최승헌 누군가의 부음 소식으로 시작되는 새벽 만삭이 된 세상이 누워있다 곧 출산될 태풍의 예감에 밤잠을 설친 사람들의 관절 끝에서 열꽃으로 피어나는 불안감이 뚜껑을 연다 밤새 당당했던 어둠이 서둘러 새벽을 거두어 가고 우리가 습기로 얼룩진 세상의 허리에 감겨있는 .. 시 2006.01.28
문학은 영원한 화두 입니다 문학은 영원한 화두 입니다 - 작가 G에게 최승헌 서해 바다가 가까운 이곳의 하늘은 맑고 투명하여 이 계절이 가기 전 가까운 대부도에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언젠가 석양 길에 대부도를 가 보았는데 바다 물에 비친 저녁 노을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지금도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 때쯤이면 대.. 산문 2006.01.25
겨울포구 그리고 갯벌 갈대밭 너머로 낡고 허술한 폐염전이 보인다. 한때 마을 사람들은 저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어 자식들을 서울로 보내 공부 시키고 또 생계를 이어갔는데 이제는 정적만이 흐르는 낡은 폐허로 남아 그 옛날의 추억만 남아있다. 틈이나면 내가 곧잘 찾아가는 곳이며 또 내 작품의 무대가 될때도 많았다. .. 여행글과 사진 2006.01.21
변명을 위하여 변명을 위하여 최승헌 그때 겨울은 잠에서 깨어나지를 못했다 집은 집이 아니기에 송도 앞 바다로 실종되었고 나는 내가 아니기에 책이 찢어졌다 더 이상 집이기를 거부하는 바다와 더 이상 나이기를 거부하는 책을 내 미지의 무덤에 함께 묻고 돌아오는 날 심장에서 빠져 나오던 동맥이 몹시 흔들렸.. 시 2006.01.18
산으로 띄우는 편지 산으로 띄우는 편지 최승헌 스님! 그때, 새벽안개가 온 산을 휘감고 도는 새벽이면 먼 산꼭대기에서 어김없이 들려오던 목탁새의 울음소리를 기억 하는지요? 새벽 도량석이 시작될 때쯤이면 산중턱에 있는 절 도량까지 날아와 새벽이슬 내려앉은 나뭇가지위에서 처량하게 울어대던 목탁새, 스님들의 .. 산문 2006.01.14
" 죽어가는 시인의 마지막 소원 "을 읽고 "죽어가는 시인의 마지막 소원"을 읽고 승헌 강태 형! 형은 마지막이 될 시집의 출간을 저한테 부탁하셨습니다. 출판사 섭외를 간곡한 어조로 제게 부탁하셨는데 저는 형의 소원을 들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작은 한으로 남아 있습니다. 중략... 차가운 겨울 새벽, 법당에서 예불을 하고 돌.. 산문 200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