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비평

꺼지지 않는 촛불

최승헌 2008. 7. 11. 09:15

                         

                        

 

 

                    

                     

                                       꺼지지 않는 촛불

 

                                                                        최승헌

 

 

 

 우리는 현실을 살면서도 제대로 현실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천지가 신록이 깊어 꽃이 피고 나뭇잎이 그 투명한 색깔을 나타내고 있어도 무감각할뿐더러 쇠고기 수입 반대의 목소리가 온 서울시내의 거리를 뒤덮어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니까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거리가 요란하게 떠들썩해도 그 이유의 본질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게 대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아니 자신의 일이 아니면 관심이 없다는 뜻도 된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 중에는 쇠고기가 미국산이던 국내산이던 아예 관심 없이 그저 경제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거나 또는 촛불집회를 이해는 하면서도 남의 이목 때문에 뒷전에서 몸을 낮추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괜히 나섰다가 경찰에서 오라 가라 하며 심문이라도 당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불이익이 생길까봐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회 정의를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내거나 집회에 동참을 하면 운동권이니 과격한 사람이니 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문제다. 이 정부가 잘못 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저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으면 부드럽고 순한 사람으로 보고 있으니...

옛날 선비들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 소리를 했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다. 한마디로 본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굳이 나서서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실 이런 이면에는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것도 있다. 먹고살기도 힘겨운 평범한 서민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해가 올까봐 몸을 낮추기도 하겠지. 그러나 만약 국민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무대응을 한다면 정부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할 것이고 우리는 싫던 좋던 그저 따라가야 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회적 이슈에 동참해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밤이 되어도 더위가 식을 줄 모르는 요즘 같은 불볕 더위에 촛불집회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자기 가족만 지키겠다고 시멘트바닥에 앉아 촛불을 밝히고 있는 것일까?

 

 어제 뉴스를 보니 시위현장에서 길을 건너던 사람도 연행했다고 한다. 전경들도 할 짓이 아니다. 벌써 몇 달째 거리에서 고생하다보니 자기네들도 화가 나는지 그 분풀이가 모조리 촛불집회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무감각한 현실을 살고 있느냐고 말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사회 지도자라는 정치인들도 툭하면 서로 밀고 당기며 싸우고 있으니...

사회란 더불어 사는 것이다.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은 아니다. 이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일부 사람만이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아무 문제가 없는 검증된 먹거리를 먹겠다는 것인데 이걸 막는 정부가 어디 있는가. 국민들이 안 먹겠다는데 왜 억지로 먹어라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된다.

우리가 미심쩍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오는 대신 미국 정부에서 어떠한 큰 댓가를 받게 된다 해도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수입을 안해야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강제적으로 실행해서 후일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정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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