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비평

생명과 자연환경

최승헌 2011. 4. 2. 09:20

                    

                       

                            생명과 자연환경

 

                                                                                          최승헌 

 

 

  봄이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난 화분속의 잎이 며칠사이 더 짙은 빛깔로 변한걸보니 봄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봄은 만물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난처럼 연약한 잎들조차도 온몸을 뻗어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비록 양지바른 곳의 흙속에 묻혀 있지 않아도 방안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싶은 건 자

연과 난의 기가 서로 통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주위의 모든 사물을 따로 보고 생각하는 분별력을 갖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만물의 근원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생명을 갖고 있는 것은 모두가 하나이기에 서로 교감을 나누고 감동을 받는 것

이 아니겠는가.

 

 집에서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도 그 동물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사랑

럽고 예쁜 것이지 남처럼 생각한다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자연 속 모든 사물을 나와 연관된

하나로 보는 마음에는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감정 따윈 없다. 이 우주는 각각 떼어놓고 볼 수없는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꽃피고 새 울고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우리가 감동에 젖는 것 또한 그냥 사물을 바라보는 눈만으로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거기엔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무한한 사랑과 큰 지혜가 있고 가르침이 있어서이다. 그러

기에 자연이 늘 사람보다는 한 수 위에 있는 것이다.

 

 인간은 단순하고 이기적인 작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자연은 그 품이 넓고 깊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고

괴롭힐 땐 그 댓가를 치루는게 된다. 말하자면 자업자自業-自得인 셈이다.

오늘날처럼 경제적 이익만을 쫓아가느라 자연환경을 외면하고 살다보면 화를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나 공장을 짓는다고 날마다 깎여 나가는 산과 들을 바라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자연의 재앙이 얼마나 서운지

이번 일본의 지진 피해를 보면서 충분히 실감했었기에...

 

 인간이 편리하게 살자고 개발한 방사능에 오히려 당하는 꼴이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 부터 사람이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조화를 이룰 때는 별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았지만 과학문명이 많이 발달

되어 있는 지금은 현대인들의 근심이 더 늘어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최첨단 시설인 핵발전소들로부터 오

히려 인간이 위협을 당할까봐 노심초사해야 한다면 그것이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중요사업이라 해도 무슨 큰 의

미가 있으랴.

 

세상살이 좀 더디게 가면 어떤가? 선진국이 되는 길이 핵발전소를 많이 건설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라마다

경쟁하듯 늘어나는 핵시설들이 때로는 인류의 무서운 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구름이 해를 벗하면 아름다운 노을이 되고 비 그친 하늘에 떠있는 물방울이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가 되는 것처럼

이 세상은 혼자서 되는 것이 없다. 모든 건 자연과의 조화가 있어야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가 보장 된다. 사람이

자연이라는 큰 품속에서 살고 있는 한 자연환경은 무척 소중하다.

그것은 자연과 인간이 늘 공생의 관계로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닌, 자연도 생명

이 있으므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곧 인간의 생명을 단축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1년 4월 시흥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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