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속 안부

최승헌 2015. 10. 24. 09:57

 

 

 

 

                                                                                                                                                   시흥 월곶포구

 

 

 

장마 속 안부

 

                         최승헌

 

 

  살다보면 내 가슴에도 장마가, 더러는 태풍이 훽 지나갈

때가 있다던 K시인은 지금 이 장맛비 속에서 그의 구멍 뚫

린 가슴으로 펑펑 쏟아지는 빗물이라도 퍼내고 있는지 모르

겠다 장마철에는 샌님 같은 그의 마음도 흔들리는지 하도

기분이 꼴꼴해서 새벽 3시에 월미도를 갔다는 문학 홈피에

남긴 시인의 글을 보고 그 쓴 소주 같은 마음을 월미도 바닷

물에라도 풍덩 던지고 왔는지 궁금하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

에도 툭하면 이삿짐을 꾸려 식솔들을 데리고 이 동네 저 동

네로 옮겨 다니더니 얼마 전, 다시 서울에다 이삿짐을 풀었

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인도 밥줄이 든든해야 시가 나온다는

말이 맞다 밥줄이 흔들리면 시가 흔들린다 그게 요즘의 시

다 장맛비에 빠져 나가지 못한 K시인의 마음이 부디 주눅

들지 말기를 바란다.

 

 

 

 

내가 이 시를 발표한지도 6,7년이 된것같다. 시인은 이제

오십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작년 병원에 있을때 나날이 무료하던 그때, 스마트폰을 뒤적이다가

몇몇 문학사이트에서 우연히 봤던 시를 여기 올려본다.

얼마전 오랜만에 K시인을 만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그의 근황을 들을수 있었다.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그가 전공과는 전혀다른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 대표로 자리도 잡았다는 소식과 함께 ...

90년대 중반 신춘문예로 화려하게 등단한 그지만 먹고사는 문제로

그동안 고생도 많이했고 그러면서 시도 멀어졌다.

하지만 그는 마음속에서 늘 시를 그리워하며 살았한다.

다시 좋은시를 보게되길 기대한다.

김희우 시인,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

춥고 을씨년스러운 내 젊은시절, 시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을때 만난 소중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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