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도 재작년엔 인도, 작년엔 부탄, 이번엔 북해도를 다녀왔다.나는 주로 오지여행을 즐겨하는데 이번엔 가까운 북해도에서 편안하게 며칠 쉬다 돌아왔다.마침 현충일도 끼어있고 또 절이 좀 한가로운 때라 신도들 몇 명과 잠시 다녀온 것이다. 북해도는 13년 전 처음 가본 이후 지금까지 세 번 .. 여행글과 사진 2013.06.09
세월은 몸으로 지나간다 세월은 몸으로 지나간다 최승헌 몸을 보면 살아온 세월이 느껴진다몸의 곡선마다 거미줄처럼 쳐져있는 세월의 길은 가로등하나 켜져 있지 않은 어두운 길이다언제 저렇게 암울한 길을 더듬대며 여기까지 왔는지 힘겹게 걸어온 저 길이 매섭게 몰아붙였나 보다 세월은 소리 없이 흘러가.. 시 2013.05.2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안개낀 새벽.. 갠디스 강의 물오리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최승헌 병원에서 빈혈진단을 받고 요즘은 빈혈 약을 먹는다.이 약을 먹는 동안 커피도 녹차도 홍차도 마시지 마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다보니평소 차를 좋아하는 내가 특별히 마실 차가 없어서 좀 무료하다. 커피.. 깨침의 단상 2013.05.10
몽산포 협주곡 몽산포 협주곡 최승헌 몽산포는 바닷물이 협주곡으로 흘러가네 은빛 날개 휘저으며 속절없이 떠도는 새떼들이 종일 소나무 숲 사이를 배회하는 것은 하늘과 바다가 이중주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바다가 제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혹은 그것들의 소용돌이가 사정없.. 시 2013.04.27
가을에 듣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op.77-1악장... 이 협주곡은 브람스가 심복했던 바이올린의 명수인 요아힘의 조언을 빌어 완성한 것이다. 브람스는 한 작품씩 신중하게 만들어 갔는데, 이 협주곡을 만들면서 바이올린 소나타와 관현악의 작곡에 자신을 얻은 후 요아힘의 조언을 받으면서 .. 음악, 공연 감상글 2012.11.03
깜깜한 불, 그리고 착각이 짚은 바닥 / 문인수 숯 최승헌 자신을 온전히 태울 수 있다는 건 세상을 대충 살겠다는 마음이 아니다 한세상에서 한세상으로 건너가는 일이 밤새 꽃이 피고 지는 일이 아니기에 사랑은 그 절정에서 적멸에 이르렀고 슬픔은 관절마디마다 몸을 풀었다 갈라진 뼈마디 속에서 다시 숨결을 고를 때까지 아무 것.. 최승헌 시 비평 2012.11.03
이분법에 대한 소견서 이분법에 대한 소견서 최승헌 이분법은 절대강자의 위엄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배경에는 다른 방식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이분법의 실체에 대해 혹은 오류에 대해 제대로 탐색하기도 전에 우선 흑백과 좌우구별의 선부터 구분하는 것은 일.. 시 2012.02.26
불면의 바람 불면의 바람 최승헌 새벽 한 시의 적막이 검버섯처럼 피어오르는 밤, 불면에 걸린 바람이 창문 을 두드린다 잠들지 말라고 혼자만 잠들지 말라고 나를 부르는 소리다 나는 창문아래 움츠리고 앉아 숨을 죽인다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낮은 자 세로 엎드려 있어야 한다 미친 .. 시 2011.11.29
비오는 날은 커피 한잔으로 비오는 날은 커피 한잔으로 최승헌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아직 출근 전의 거리라 그런지 한적하기 그지없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보며 아직 빈속인데도 커피 한잔 내려 마시며 창밖을 본다. 우리 건물이 6층이다 보니 비가 오는 날은 거리를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있어 .. 산문 2011.11.27
허물벗기 허물벗기 최승헌 파충류 파충류는 허물을 벗음으로서 생존이 시작 된다 태양열로 체온을 유지하며 새 피부를 만들고 적당한 거리 안에 들어온 먹잇감을 재빨리 낚아채기 위해서는 절대 이 허물벗기의 질서를 이탈하는 법이 없다 껍질 사람은 어머니의 허물을 벗고 세상에 나왔지.. 시 2011.11.21